Time Killer 기, 기아가 우승했어!!!!!!!!!!!!!!! (기아팬 코시 7차전 관전기) 2009/10/25 10:10 by BeN_M

아직 군인(...)인 저로서는 군대에서 TV로 코시를 보는 중이었습니다.


14:00 경기를 오후 4시로 착각한 저는(...) 싸지방에서 인터넷질을 하는 중이었고
근데 걍 들어가본 네이버 뉴스에

SK 5 : 1 KIA


ㅆㅂ....
예, 바로 전 포스팅도 그거 보고 쓴 포스팅이죠.
뭔가 길게 쓸 힘도 없고 맘도 없고 그렇게 적어놓고 복귀해서 뚱하게 게임티비를 틀어놨는데

후임 하나가 오더니 '지금 5:3입니다'라고 하는겁니다.
저는 '뭔 소리야 5:1이었는데'라고 했더니 '홈런 쳤답니다'라고 하는 후임

'!!!!!!!!!!!!'과 함께 TV를 돌리고 싶었지만 심란한 마음에
'...5:3이면 뭐해. 어짜피 SK가 2점 못지킬 마운드도 아닌데.'
라며 채널서핑에 들어갔습니다. 괜히 기아가 지는 걸 생중계로 목도하고 싶진 않더군요.


그러다가 다른 TV로 코시를 보고 있던 스크팬이 'ㅆㅂ 뭐 이렇게 돼'라고 하더군요
돌렸습니다.

7말 무사 1, 3루...오오....



*여기서부터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세세한 기록에는 다소의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5:5로 만들고 1사만루에 최희섭-김상현 쌍포타선...

7:5 가는구나!! 9:5 가는구나!! 라고 좋아했는데
두 선수 다 아웃....희생타도 아닌 아웃...........아아..........아아....

머릿속에

'아, 여기까지인가...'
'왜 이번 코시에 기아는 기회는 다 만들어놓고 정작 숟가락을 뜨지 못하는 건가...'
'안돼.....제발....'

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7말부터 보면서 배가 아파오더군요.


'밥 안드십니까?' <- 다른 후임의 질문
'먹고 와' <- 대답


7회초를 막고 8회말
개인적으로 이번 코시 기아의 MVP라고 생각하는 고효준 투수 등장
카메라가 기아 관중석 비춰주는데 환호하는 기아팬들의 모습
...고효준 선수에겐 죄송하지만 저도 아프던 배가 좀 덜아프더군요.

하긴, 고효준 선수 때문에만 그랬겠습니까.
1~6차전까지 9회말을 가지 않았었기 때문에 '여기서 점수낸다'란 믿음에 좀 속이 편안해진거였겠지만.

그래도 고효준 선수 8말을 무실점으로 매조지함.
여기서 또 '아...................................'


9회초 무난하게 무실점으로 막고 마지막 9회말

저와 옆에 있던 후임은

'이렇게 되면 연장갈 공산이 큰데 그럼 SK가 더 피곤하지 않아?'
'그럴껍니다.'

라는 식의 대화를 나누며 TV를 보고 있는데

1~6까지 부진했다가 2점홈런을 쏘아올리며 반격의 단초를 제공했던 나지완 선수
1아웃에 타석에 들어서서 몇번 투닥투닥하더니


힘있게 걷어붙인 한 방
부우우우우우우웅 뜨더군요


저는 그 순간부터 입을 벌린채 말을 잊고 망아모드 돌입.

공이 부우우우웅 날아가더니 날아가더니 뒤로 날아가더니 카메라가 그 뒤를 쫓더니 쫓더니
외야수가 보이고 날아가더니 날아가더니

외야수를 끝까지 안비추고 뒤로 날아간 공을 비추는 카메라



.................................


정말로 2~3초간 멍했습니다.

'파울?' '파울?' '파울?' '파울?' '파울?' '파울?' '파울?' '파울?' '파울?' '파울?'
'잡힌거야?' '잡힌거야?' '잡힌거야?' '잡힌거야?' '잡힌거야?' '잡힌거야?'
'넘어간거야?' '넘어간거야?''넘어간거야?''넘어간거야?''넘어간거야?''넘어간거야?'


넘어갔습니다.


"우아아아아아아아!!!!!!!!!!!!!!!!!!!!!!!!!!!!!!!!!!!!!!!!!!!!!!!!!!!!!!!!!!!!!!!!!!!!!!!!!!"
(나중에 한 선임은 '미친 놈'이라고 평하더군요)

괴성을 지르며 생활관을 왕복하며 행정반까지 난입했다가 갑자기 연병장까지 달려가기 시작

지금 생각하니 어제 했어도 정신나간 짓이긴 하지만(병장이라 다행이야)
그땐 정말 환호성을 지르고 팔을 휘저으며 달려다니게 되더군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렇게 난리를 펼치고 다시 생활관에 달려왔는데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있더군요.


오늘 모든 것을 결정지어버린, 그동안 코시에서의 부진으로 속 쓰렸을 나지완 선수
거포이지만 철저하게 팀배팅을 하며 팀의 타점을 끌어들였던 최희섭 선수
코시 내내 부진했다는 인상을 줬지만 타점 먹을 건 다 먹어준 김상현 선수
잘 안맞네 잘 안맞네 하면서 5차전 개구리 번트로 승리를 가져다주고 매경기 출루하면 상대를 뒤흔들었던 이용규 선수
팀이 힘들때 마운드에 서서 다른 후배들 대신 그 고통을 감내한 이대진 선수
....다 쓰려니 힘들고 감정도 복받치는군요. 헉헉....

그리고 종범신...이종범 선수
제가 처음 야구를 봤을 때 '바람의 아들'로 전성기를 누리던 선수가 지금도 필드에서 뛰면서
우승으로 인한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더군요.

아버지 손에 이끌려 해태 타이거즈 얘들 팬클럽(...12, 13년 전이라 정확히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군요)에 들었을때 받은 큰 싸인볼에
김응룡 감독, 홍현우 선수, 김종국 선수, 이강철 선수, 이대진 선수 등과 함께 이름이 적혀있던 이종범 선수.

정신없이 날뛰어 다니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못봤겠지만
왠지 모르게 눈에 엷게 물기가 맺히더군요. 하하....못봐서 다행이야.


그렇게 기아는 12년만에 우승을 이루며 V10을 달성했습니다.
SK 선수들도 많이 힘든 상황에서 7차전까지 따라붙으며 건투하셨습니다.
내년에 뵈요.


덧글

  • 지녀 2009/10/25 15:27 # 답글

    병장이라 다행이야해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
  • BeN_M 2009/10/25 15:35 #

    한동안 난리치고 정신차리고 보니 든 생각이 저거였습죠 ㅋㅋ
  • redcho 2009/10/25 15:47 # 답글

    왕고였음 내무실에서 난리였겠네요 ㅎㅎ
  • BeN_M 2009/10/26 17:48 #

    아마 생활관 바닥에서 뒹굴었을지도 모릅니다;;
  • 7차전직관팬 2009/10/25 16:22 # 삭제 답글

    어제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난생 그렇게 열심히 막대풍선흔든 것도 첨이고 소리지른 것도 첨이고...ㅎㅎㅎ
    너무 열심히 막대풍선 흔드느라 제 뒤에 계신 아재들을 자꾸 쳤거든요;; 자꾸 실례한 저한테 "괜찮아, 더 세게 휘둘러!!!"라고 격려해주신 아재들....나지완 홈런때 부둥켜 안고 우셨어요. 지완이가 우는것도, 아재들이 우는 것도 다 감동적이고 저도 울컥하더라구요.
  • BeN_M 2009/10/26 17:49 #

    아, 저도 경기장에서 봤어야하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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